부인이 진 빚을 남편이 책임져야 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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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별산제와 일상가사대리권: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우리나라 민법은 부부의 재산을 부부별산제라고 하여, 각자의 명의로 된 재산은 각자의 소유권을 인정합니다. 즉, 결혼 전에 취득한 고유재산과 혼인 중에 자신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그 명의자의 단독재산으로 합니다.

하지만 어떤 재산이 누구의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부부의 공유로 추정됩니다. (민법 제830조) 예를 들어, 남편이 사업을 하다 망해도 채권자들이 부인에게 채무의 변제를 요구하거나 부인의 재산에 강제 집행을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남편이 고의로 부인에게 재산을 빼돌린 경우에는 채권자취소권이라는 제도를 활용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부가 모든 재산관련 법률행위를 따로 해야 하는 것은 불편하기 때문에, 부부지간에는 일상가사에 관하여 서로 대리권이 있습니다. (민법 제827조 제1항)

일상가사란 부부가 공동생활을 유지하는데 보통 필요한 법률행위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족의 식료품, 의류, 가정용품 구입, 주거용 건물 임차, 양육 및 교육 관련 비용 지출 등이 일상가사에 속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일상가사에 포함되는지는 단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상황에 따라 판단됩니다.

주의 사항:

일상가사대리권은 부부가 공동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인정됩니다. 따라서 고가의 부동산 매매, 사업 투자 등은 일상가사에 속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부 중 한 명이 일방적으로 거래를 거부한 경우에는 다른 배우자는 대리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일상가사대리권으로 인한 채무는 원칙적으로 부부가 연대책임을 지게 됩니다. 다만, 미리 다른 배우자에게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알린 경우에는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